2024년에 기대되는 기술이 있는 것처럼 2023년에도 기대되는 기술들이 있었을 텐데요.
1년이 지난 지금 최악의 기술들이 되어버린 기술들도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MIT 테크놀로지 리뷰에서 선정한 2023년 최악의 기술들 7가지를 살펴보겠습니다.
1. 타이탄 잠수정
올 여름 바닷속에 가라앉은 타이타닉 잔해 탐사 여행을 위한 잠수정이 개발되었다.
잠수정 타이탄은 미니벤 사이즈에 조이스틱으로 조작할 수 있는 혁신적인 방식으로 설계되었다.
오션게이트(OceanGate)의 스톡턴 러시는 항공우주 엔지니어이자 잠수정 개발자는 400 기압을 견딜 수 있음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경고에 '맥아더 장군은 '우리는 우리가 깬 규칙으로 기억된다'는 명언을 남겼다'라고 답했다.
그리고 잠수정은 실종되었고, 탐사 로봇이 폭발 잔해물을 발견하여 폭발로 인해 파괴된 것으로 보고있다.
> 물리 법칙은 말 그대로 법칙이다. 과학자들에게는 물리 법칙도 끊임없이 의심하면서 연구하고 탐색한다. 하지만 엔지니어에게 물리 법칙은 어길 수 없는 법칙이다. 엔지니어의 개발품들은 크고 작게 사람들의 삶에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확실하지 않은 것에 요행을 바라는 것은 엔지니어에게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맥아더 장군이 말한 규칙과 물리 법칙은 다른 선상에 놓여있는 것들인데, 스톡턴 러시는 어느 순간부터 자기 자신까지도 속이고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충분한 근거가 없는 혁신적인 공학은 존재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2. 실험실 배양육
고기를 얻기 위해 동물을 죽이지 않고, 실험실에서 고기를 만들기 위해 실험실 배양육이 탄생했다.
배양육은 닭의 피부 세포를 배양하고, 얇은 세포층을 수작업으로 긁어모아 압력을 가해 닭고기 조각으로 만들었다.
스타트업 '업사이드 푸즈(Upside Foods)'에서 만든 배양육은 샌프란시스코 미슐랭 선정 식당에서 고작 몇 입에 45달러의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일반 닭고기에 비해서 가격이 매우 비싸며 투자 비용 및 생산력이 많이 요구되어 사실상 배양육 생산에 실패했다. 업사이드 푸즈는 문제를 인정했고, '우리는 쉬워서 이 일을 선택한 것이 아니다. 세상이 절실히 필요로 하기 때문에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 실험실 배양육은 개인적으로도 기대하고 있는 기술 중에 하나이다. 원헬스(One health) 개념을 알게 되고 나서부터는 환경보호에 조금 더 관심을 갖게 되었다. 비틀즈의 멤버 폴 메카트니가 유럽의회 의사당에서 기후변화 대응을 역설하며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해 1주일에 단 하루만이라도 고기를 먹지 말자고 제안해서 시작된 운동으로 '미트 프리 먼데이(Meet Free Monday)'라는 운동이 있다. 실제로 일주일에 하루만 전 세계인이 육류 소비를 안 할 경우 기아문제로 힘들어하고 있는 사람들의 빈곤을 수개월을 해결할 수 있는 정도의 곡물이 확보될 수 있다. 그만큼의 곡물을 키우지 않는다면, 그 땅은 다시 야생동물들의 터전이 될 것이고, 곡물을 키우기 위한 각종 자원들도 절약될 수 있다. 사람/동물/환경 모두에게 좋은 일이다. 원헬스(One health) 그 자체이다. 최악의 기술이라고 선정되었지만, 그래도 첫걸음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에서 예상해 본 부작용 없는 좋은 기술로 발전하기를 기대해 본다.
* 원헬스가 궁금하다면 이 글을 한 번 읽어보시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책리뷰]우리를 구할 가장 작은 움직임, 원헬스 - 듣똑라, 모두의 건강과 행복을 위한다면
책과의 만남 책의 저자 듣똑라(듣다 보면 똑똑해지는 라이프) 기자, PD, 마케터가 한 팀으로 구성되어 더 나은 삶을 위한 여러 콘텐츠들을 연구하고 있다고 한다. 유튜브 채널도 방문해 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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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크루즈의 로보택시
GM의 자회사 크루즈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밤낮으로 운행하는 무인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를 최초로 출시했다. 크루즈는 '인간은 끔찍한 운전자(humans are terrible drivers)'라는 슬로건을 걸고서 주행을 시작했지만, 서비스를 시작하자마자 해당 차량들은 사고를 일으키기 시작했다. 가장 이슈가 된 사고로는 차에 치인 보행자를 약 6미터가량 끌고 가는 사고가 있다. 결국 캘리포니아 교통국은 대중의 안전을 이유로 운행을 중단했다. 크루즈는 회사 직원의 25%를 해고하고, CEO이자 공동창립자인 카일 보그트(Kyle Vogt)도 해임했다. 크루즈는 기술 재검토 및 신뢰 회복을 위한 조치를 취하는 중이다.
> 자율주행 기술은 운전자들에게 운전의 개념을 바꿔줄 정도의 혁신적인 기술이다. 하지만 도로 위에 변수가 너무나 많다. 도로 위뿐만 아니라 차량의 시스템에도 변수가 많다. 특정하게 규칙이 적용된 실험실 같은 장소라면 모를까 아직 실 환경에서는 위험한 기술일 수밖에 없다. 자율주행의 선두주자인 테슬라도 프로그램 문제로 리콜을 했다. 자율주행을 위한 데이터가 가장 많은 곳이 테슬라일 것이다. 사용자들의 모든 주행환경을 데이터베이스로 확보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테슬라가 자율주행에 가장 가깝게 서있지 않을까? 자율주행은 카메라 방식과 레이더 방식이 있는데, 진보된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앞다투어 경쟁하고 있는 상황에서 좀 더 신중했으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남는다.
4. 플라스틱의 급증
플라스틱은 강도가 높고, 가벼우며 자유자재로 변형이 가능한 멋진 재료지만, 너무 많다. 정말 너무 많다.
매년 4억 3,000만 톤의 플라스틱이 생산되고, 이중 9%만이 재활용된다. 나머지 90%는 매립지로 보내져 환경을 오염시킨다. 미세플라스틱(microplatic)은 해산물, 음료, 플랑크톤, 인간의 혈류, 심지어 공기 중에도 있다고 밝혀졌지만,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연구되지 않았다. 최근 '플라스틱 조약(platics treaty)'을 체결하자는 주장이 있었으나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연구자들은 가장 좋은 방법은 처음부터 만들지 않는 것이라고 말한다.
> 플라스틱도 과거에는 친환경 제품이었다. 종이의 무분별한 사용으로 나무가 급속도로 베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때는 플라스틱의 부작용을 예상하지 못했다.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해 주었고, 편리하게 해주고 있는 플라스틱이 우리의 적이 되어서 돌아왔다. 플라스틱은 가만히 있었고, 우리가 적으로 만들었다. 플라스틱의 대체품이 나오는 것을 기다리는 것보다 재활용할 수 있는 기술개발에 더 적극 투자하는 것이 좋을 것 같고, 동시에 개개인의 인식과 행동을 친환경 적으로 개선해야 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개개인의 행동이 가장 중요하지만, 이미 편해질 대로 편해진 우리 생활의 여러 부분을 갑자기 바꾸는 것은 매우 어렵겠지만, 조금씩이라도 나아가야 한다. 세상에 필요한 것은 완벽한 소수보다 불완전한 다수의 움직임이 더 도움이 되니까 말이다.
5. 휴메인의 AI 핀
스타트업 휴메인 AI(Humaine AI)가 만든 'AI 핀(AI Pin)을 스마트폰 이후에 등장한 '대담한 공상과학적 도전(Big, Bold Sci-Fi Bet)'이라고 뉴욕타임스가 평가했다. 이는 카메라와 칩, 센서가 탑재된 플라스틱 배지로 만들어졌다. 사용자는 음성 명령으로 AI와 대화하거나 문자를 보낼 수 있고, 레이저 프로젝터가 사용자의 손에 정보를 표시한다. 하지만 골프공 정도의 무게로 티셔츠에 달기는 어려워 보이고, IT 정보 매체인 <더 버지>의 웨어러블 기기 전문 리뷰어 빅토리아 송(Victoria Song)은 깔끔하고 멋지지만, 스마트폰 같은 스크린의 매력과 경쟁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평을 남겼다.
> 웨어러블 스마트 기기는 아마 모두가 기대하고 있는 제품들 주 하나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스마트워치는 흔하게 사용하고 있고, 안경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들도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있다. 애플비전프로는 2024년 기대되는 10대 기술 중 하나로 선정되었다. 시작은 좋았으나 기술도 디자인도 아직 많은 부분 개발이 필요해 보인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 2024년 10대 미래 기술 [2/2]
MIT 테크놀로지 리뷰가 선정한 2024년 10대 미래 기술에 대해서 첫 번째 글에 이어서 살펴보겠습니다. 첫 번째 글에 이어서 두 번째 글도 신기하고 재미있는 기술들이 많습니다. 첫 번째 글은 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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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소셜미디어 초전도체
상온 초전도체는 전기저항이 없는 물질로써 이 물질이 존재한다면 새로운 유형의 배터리와 강력한 양자 컴퓨터를 만들 수 있고, 핵융합 기술을 실용화할 수 있다.
2023년 7월 한국에서 개발한 LK-99는 전 세계를 뜨겁게 달궜지만, 결과적으로 한여름밤의 꿈처럼 사라졌다. 초전도체를 만드는 과정에서 나온 불순물이라는 것이 최종 결론이다.
> 초전도체가 가지고 있는 잠재력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물질 개발에 성공한다면, 전 세계에 미치는 그 영향력은 엄청날 것이다. 이 기술도 최악이라는 기준에 선정돼서 안타깝지만, 그만큼 뜨거운 감자였다가 식어버렸기 때문에 그 온도차이로 인해 선정된 것이 아닐까 어림 짐작해 본다. 개발된다면,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개발되기를 기원한다!
7. 태양 지구공학
스타트업 메이크선셋(Make Sunsets)의 공동창립자 루크 아이스먼(Luke Iseman)은 반사성 유황 입자를 담은 풍선을 하늘로 띄워 지구온난화를 해결하고자 했다. 하지만 멕시코는 올해 초 이 실험을 금지했다. 대기에 입자를 주입하는 기술은 이론적으로는 저렴하고 쉽다. 이어서 아이스먼은 '지구의 온도를 약간 식히는데 전 세계 사람들의 허락을 받진 않을 것이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 대기에 입자를 뿌리는 기술은 새로운 기술은 아니다. 이전부터 인공 비를 내리게 하는 등의 기술들이 있다. 다만, 이 기술로 인해 어떤 부작용이 일어날지는 예측이 어렵기 때문에 섣불리 실행할 수가 없다. 지구의 온도를 약간 식혀서 지구 온난화가 심해지는 것을 막고자 한다는 생각은 좋지만, 생각과 의도만 좋은 것 같다. 아무런 검증과 데이터 없이 좋은 의도로만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은 좋지 못한 선택인 것 같다.
7개의 최악의 기술들이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몇 가지는 개인적으로 보기에 좋은 시작 혹은 과정으로 보이는 기술들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술은 언제나 속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점진적으로 진보했으니까요. 최악의 기술이 된 이유는 역시 사람 때문이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더 생각하게 됩니다.
영국에서 자동차가 처음 발명되었을 때, 사람들은 '살인장치'라고 불렀습니다. 여러 가지 요인들이 있겠지만, 자동차가 사람들에게 좋은 발명품으로 자리 잡은 데 가장 크게 기여한 것은 도로교통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발명품이라도 어떻게 쓰이는가에 따라서 발명품은 전혀 다른 색깔을 띠게 됩니다. 즉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식으로 활용하고 다뤄지는지를 결정하게 됩니다. 이는 발명가의 초기 의도와 같을 수도, 다를 수도 있습니다. 결국 사람이 만들고 사람이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좋은 기술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선한 의도와 목적을 잃으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 글은 제가 즐겨 보는 MIT 테크놀로지 리뷰의 '실패로 끝난 2023년 최악의 기술들' 기사를 보고 리뷰해봤습니다.
원문은 아래 링크로 올려드리니 참고해 주세요!
실패로 끝난 2023년 최악의 기술들 - MIT 테크놀로지 리뷰 | MIT Techonology Review Korea
MIT 테크놀로지 리뷰가 2023년 최악의 기술들을 선정했다. 타이탄 잠수정, 실험실 배양 닭고기, GM의 크루즈 로보택시 등이 이 불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www.technologyreview.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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