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의 만남
책의 저자 듣똑라(듣다 보면 똑똑해지는 라이프) 기자, PD, 마케터가 한 팀으로 구성되어 더 나은 삶을 위한 여러 콘텐츠들을 연구하고 있다고 한다. 유튜브 채널도 방문해 봤는데, 유익하고 좋은 콘텐츠들이 많았다.
원헬스라는 개념은 기상대기를 전공하는 박사과정 친구에게 들었었다. 술자리에서 우연히 듣게 되었는데, 그리고 시간이 많이 지난 뒤 서점에서 우연히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듣똑라가 말하는 인간·동물 ·환경의 공존방식'이라는 문장으로 책 겉표지에서 책을 한 문장으로 설명해주고 있다. 이 문장 하나만으로도 이 책이 끌렸다.
책의 뒷표지를 보면 원헬스의 정의가 나와있다.
원헬스(One Health)란?
인간, 동물, 환경의 건강과 안녕은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개념으로 지구인이라면 꼭 알아야 할 공존 패러다임
"나의 오늘로 지구의 내일을 만드는 듣똑라의 원헬스 프로젝트를 지금 시작합니다!"라는 문장은 나의 오늘이 어떻게 의미 있는 영향을 줄 수 있을지 궁금하게 만드는 말이다.
원헬스(One Health)에 대한 정의는 2000년대 초에 세계동물보건기구(Word Organization for Animal Health, WOAH)가 고안한 개념으로 인간, 동물, 환경은 운명 공동체로 모두의 건강을 통합 관리해야 한다는 목적이다.
1장 코로나-19 그리고 원헬스
코로나는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앞으로 더 강한 바이러스가 나오는 것도 예견된 일이라고 한다. 당장 다음 달에 나타나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 21세기 인류를 위협한 인수공통감염병들은 다음과 같다.
- 2002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박쥐와 사향고향이로부터 전파
- 2003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조류독감'이라고도 부르며, 다른 조류인플루엔자와 달리 사람과의 감염이 확인
- 2009년 신종플루: 돼지에서 발생하여 '돼지독감 바이러스'라고도 함
- 2012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급성 호흡기 감염병으로 야생 박쥐와 낙타로부터 전파
- 2016년 에볼라 바이러스: 원숭이나 과일박쥐를 매개 동물로 추정
- 2019년 코로나-19: 박쥐 등의 야생동물로부터 전파된 것으로 추정
우리가 치명적인 피해를 받는 인수공통감염병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로 공장식 축산(Factory farming)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는 인간의 입장에서 아주 효율적인 축산업을 위한 방법이다. 가축을 기르기 위한 공간은 인간의 주거지와는 거리가 떨어진 곳에 위치하기 마련인데, 이는 곧 야생동물의 터전을 개발하게 된다. 축산업으로 인한 좋지 않은 냄새 등이 우리 동네에 풍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결국 터전을 잃은 야생동물들은 쫓겨나서 영역싸움을 하게 되고, 먹이를 구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게 되면 어쩔 수 없이 인간이 있는 지역으로 내려오게 된다. 이때, 가축과 야생동물 간의 접촉이 발생하면서 가축이 감염되고, 인수공통감염병을 유발하는 바이러스가 인간에게도 전이되어 새로운 질병이 발병할 수 있다. 전 세계가 힘들어했던 코로나-19가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은 동물들에게만 피해를 주는 것이 아니라 환경에도 피해를 주고 있다. 이상기후로 수면이 상승해서 육지로 사용했던 땅들이 잠기는 곳도 발생하는데, '투발루' 섬은 향후 50~100년 사이에 바닷속으로 잠겨 사람이 살 수 없다고 과학들이 예측하고 있다. 이로 인해 터전을 잃은 사람들을 '생태학적 난민(Environmental migrants)'이라고 한다.
개인이 동물과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서..
아니 동물과 환경에게 주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라고 말하는 게 더 맞는 표현일 것 같다. 개인이 할 수 있는 캠페인으로 책에서 소개하는 3가지 캠페인이 있다.
- 미트 프리 먼데이(Meet Free Monday): 폴 매카트니가 제안한 캠페인으로 일주일에 최소 하루는 채식을 하자는 캠페인
-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재활용이나 폐기물을 최대한 줄여서 쓰레기를 0에 가깝게 만들자는 캠페인
- 노 플라스틱(No Plastic): 플라스틱 제품 사용을 지양하자는 캠페인
"김한민 작가가 쓴 에세이 <아무튼 비건>(위고, 2018)에 이런 내용이 나와요. 처음에는 소수 의견으로 시작되는 생각이 점점 퍼져 그 의견에 동의하는 사람이 사회 전체의 10퍼센트라는 임계점에 도달하면 그 의견은 어느새 주류 사회의 의견이 된다는 거예요."
나 하나 한다고 뭐가 바뀔까?라는 말보다는 나 하나라도 하자는 생각과 행동은 선한 영향력으로 전파될 것이다. 딱 10퍼센트만 도달해도 우리 사회가 변화될 준비를 마치고 가속페달을 밟을 수 있으니 희망을 가져보자!
2장 인간 그리고 동물
"과거 인간이 동물을 가축화하는 과정에서 여러 바이러스가 창궐했다고 알고 있는데요."
우리들은 다양한 종의 반려동물들과 함께 하고 있고, 내가 키우지 않더라도 주변에서 쉽게 반려동물들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인류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것은 결국 서로의 영역이 좁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려동물뿐만이 아니다. 우리는 집에서 5~10분 거리에서 아주 쉽게 닭, 돼지, 소와 같은 고기를 얼마든지 구입할 수 있다. 그 고기들은 어디서 왔고, 얼마나 있어야 우리가 이렇게 쉽게 구할 수 있을까? 상상이 잘 되지 않을 정도다.
"동물이 동물답게 살아가는 것"
동물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은 어쩌면 인간의 오만함일 수도 있다. 우리는 그저 동물들에게 피해만 주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라도 문제점을 인식하고 동에 대한 생각이나 태도도 많이 바뀌었다는 것에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
3장 동물 그리고 환경
"지구 생태계가 사실 업다운(up-down)의 물결 모양을 보이면서 적당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지구의 자정 능력인데, 그 능력이 없어질 만큼 기후변화가 큰 것이 아닌가 걱정을 하고 있대요."
지구는 처음 태어나서 지금까지 많은 시간을 거치면서 오르락내리락하는 과정이 있었다. 지금도 지구는 그런 과정 중 하나를 겪고 있지만, 인간 때문에 좀 더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했다. 즉 지구를 위한다는 말은 잘못되었고, 우리를 위해서 움직여야 된다고 생각했었다. 이 책을 읽고, 자정 능력이 없어질 정도로 기후변화의 폭이 가파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는 도대체 무얼 하고 있었던 걸까?
"2019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에서 <기후변화와 토지(Climate Change and Land)> 보고서를 낸 적이 있어요. 여기서 채식이 기후변화를 막는 데 효과적인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명시했거든요."
소를 예로 들자면, 위에서도 말했지만 우리는 어디서든 10분 내외 거리에서 소고기를 쉽게 구할 수 있다. 그만큼 소를 많이 키우고 있고, 그 많은 소들을 키우기 위해 엄청난 양의 곡물을 키우게 된다. 미국에서 '미트 프리 먼데이'를 실천해서 일주일에 하루만 고기를 먹지 않을 경우 소를 먹이려고 재배한 곡물이 남게 되는데, 그 양이 세계 기아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양이될 수 있을 정도로 엄청난 양이라고 한다. 그 많은 양의 곡물을 키우기 위해 우리는 땅이 필요하고, 여러 기계와 화학약품 등이 필요했을 것이다. 우리의 편의를 위해 동물과 환경을 생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나의 소비가 많은 것을 바꾼다"
결국 이 모든 과정들은 개인의 소비에서 시작된다. 소비하지 않으면 생산자는 존재할 수 없다. 자본주의에서 불매운동보다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은 없을지도 모른다.
4장 환경 그리고 인간
"먼저 '쓰레기 덕질'을 하신다는 고금숙 님은 본인을 '호모 쓰레기쿠스'라고 설명하시던데요."
요새는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서 텀블러 사용이나 에코백 등을 사용하는 인식이 많이 자연스러워진 것 같다. 하지만 여기도 맹점은 있다. 텀블러를 만드는 과정, 에코백을 만드는 과정, 그리고 수명이 다 된 제품들을 폐기하는 과정에서도 많은 오염물질들이 배출된다는 점이다. 그래서 탄소발자국과 같이 텀블러나 에코백 등을 일회용품과 비교하여 최소 몇 회 사용해야 일회용품을 쓰지 않는 효과를 볼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결과들도 많이 있다. 하지만 가장 좋은 행동은 지금 쓰던 것들을 버리고 친환경 제품을 구입해서 세팅하는 것이 아니라 쓰던 것을 끝까지 쓰는 것이다.
"비거니즘은 단순히 식생활만 바꾸는 것이 아니다. 세상을 보는 시각과 태도까지 확장하고 바꾼다. 이렇게 내가 바뀌면 타인이 바뀌고, 더 나아가 세상이 바뀔 수 있다. 우리 각자가 자신의 영향력을 믿고 널리 사용하는 길을 알아보자."
우리 모두가 채식주의자가 되고, 육식을 금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단순히 음식의 재료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펴봤던 인간, 동물, 환경을 생각하면서 합리적이고, 넓은 생각으로 행동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읽고 나서
이 책은 원헬스(One Health)를 이해하고, 개인이 실천할 수 있는 작은 행동들에 대해서 쉽게 설명해 주는 책입니다.
'인간, 동물, 환경 그리고 다시 인간'
우리는 결국 우리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동물, 환경에 대해서 항상 깊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좀 더 구체적으로 할 수 있게 가르쳐주는 책이라는 점이 좋았습니다.
- 저자
- 듣똑라
- 출판
- 중앙북스
- 출판일
- 2021.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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