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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인문

[책리뷰]클루지 - 개리마커스, 현명한 선택과 결정을 원한다면

by 책읽는윤기린 2024. 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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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의 만남

이 책은 자청의 역행자에서 소개된 책 중 한 권이다. 아마 많은 분들이 어릴 때 학교에서 무릎에 충격을 주어 튀어 오르는 경험과 실험을 한 번 정도는 해봤을 거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항상 크고 작게 선택과 결정을 해야 한다. 오늘은 버스를 타고 갈지, 지하철을 타고 갈지 그도 아니면 차를 타고 나갈지에 대한 것도 선택과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상대적으로 큰 선택과 결정을 필요로 하는 일보다는 작은 일들이 연속적으로 놓여 있다. 이때, 우리는 매번 시간을 들여서 고민하고, 따져보면서 결정을 하진 않는다. 무의식적으로 행동할 수도 있고, 1초 만에 결정을 할 수도 있다. 그중에는 조건반사적인 선택과 결정이 더 많을 테지만, 무조건반사적인 선택과 결정을 하는 일도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 시간이 충분히 지난 경험은 마치 그게 정답인 듯 우리한테 박혀 있을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내 무의식적으로 내가 생각하고 판단하는 과정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가 궁금해서 읽게 되었다. 

 

"생각의 역사를 뒤집은 기막힌 발견"

"진화는 우리에게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부여하였다. 그러나 그 생각에 오류가 없다고 보장하지는 않는다."

 

클루지 - 개리마커스

 

 

Prologue: 클루지 - 생각의 함정들, 그러나 생각의 무기들

"클루지란?

- 어떤 문제에 대한 서툴거나 세련되지 않은 (그러나 놀랄만큼 효과적인) 해결책"

 

 

Kluge 1: 맥락과 기억 - 모든 클루지의 어머니여, 인지적 악몽의 원흉이여!

"맥락 기억(contextual memory) - 인간은 우편번호 기억 대신 맥락 기억을 지니고 있는데, 기억 속에 어떤 것을 끄집어내기 위해서 맥락이나 단서를 이용하는 개념"

 

사전이나 구글에서 검색하면 툭툭 튀어나오는 기억력이 대다수의 우리에겐 없지만, 이런 점을 보완하기 위해 우리는 맥락 기억을 활용하는 쪽으로 진화했다는 이야기이다. 따라서 항상 '옳은 기억'이 반응할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왜곡된 기억 같다. 친구들과 예전 이야기를 하다보면, 저마다 다른 이야기를 할 때가 이따금씩 있다. 각자의 관점에 의해서 다르게 보이고 기억됐을 수도 있지만 저마다 조금씩 다르다. 그러니 내 기억에 너무 의존하지 말고, 한 번쯤은 다시 되짚어 생각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Kluge 2: 오염된 신념 - 속아 넘어가도록 타고난 사람들

"우리의 사고는 크게 두종류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빠르고 자동적이며 주로 모의식적으로 진행되는 사고이고, 다른 하나는 신중하고도 판별력 있게 천천히 진행되는 사고이다."

"반사 체계는 숙고 체계보다 분명히 더 오래된 것"

 

책에서는 지나치게 낙천적이고 부정적인 사람들,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사람들, 무엇이든 믿을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들에 대한 예를 들고 있다. 우리는 언제든 자신에게 속을 준비가 되어 있다. 그것도 아주 쉽게 말이다. 항상 말이나 행동을 하기 전에 머릿속에 드는 생각을 다시 생각해 보는 객관적인 사고가 필요하다. 

 

 

Kluge 3: 선택과 결정 - 진화의 덫에 걸린 호모 이코노미쿠스(Homo economicus)

"사람들은 때때로 마치 두 개의 자아가 있기라도 한 것처럼 행동한다. 하나는 청결한 허파와 장수를 바라는 반면에 다른 하나는 담배를 숭배한다. 하나는 아담 스미스(Adam smith)의 <도덕 감정론, The Theory of Moral Sentiments>에 나오는 극기 이야기를 읽으면서 자기를 계발하려고 열심히지만, 다른 하나는 텔레비전에 나오는 옛날 영화를 보려고 한다. 이 둘은 서로 통제권을 쥐려고 끊임없이 다툰다" - 토마스 쉘링(Thomas Scheling) -

 

"베버의 법칙:우리의 뇌는 돈보다 먹는 것에 탐닉한다"

 

베버의 법칙은 1과 2의 차이가 101과 102의 차이보다 주관적으로 크게 느껴지는 것을 말한다. 우리의 뇌는 '날아간 비용'에 집착하고, '가격과 가치'를 혼동하고, '틀 짜기(framing)'에 취약하다고 한다. 앞서 살펴 보았던 오염된 신념을 바탕으로 우리는 항상 무의식적으로 혹은 토마스 쉘링의 말대로 의식은 하지만 동시에 편한 무의식적인 선택을 하려고 할지도 모른다. 내가 당연하다고 하는 생각과 그를 바탕으로 한 선택과 결정은 결과적으로 좋은 선택이 아닐 수도 있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Kluge 4: 언어의 비밀 - 언어, 커뮤니케이션을 방해하다

컴퓨터 언어가 사람의 언어보다 명확하다고 저자가 설명하는 것처럼 언어는 불완전할지도 모른다. 같은 말을 하더라도 전화로 할 때와 문자로 할 때, 그리고 만나서 얼굴을 보면서 할 때랑 모두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말이다. 누구나 한 번쯤은 내가 보낸 문자로 상대방이 크고 작은 오해를 했던 경험들이 있을 것 같다. 언어는 말투 그리고 표정과 행동이 더해질 때 비로소 완벽한 전달이 된다. 내가 하는 것도 조심해야겠지만, 내가 듣는 것도 역시 처음 느낌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여러 상황들을 바탕으로 그 의도를 정확히 파악해 내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Kluge 5: 위험한 행복 - 무엇이 정말로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가?

"행복은 따뜻한 강아지다." - 찰리 브라운(Charlie Brown) - 

"행복은 따뜻한 총이다." - 비틀즈(The Beatles) -

 

후회하면서도 습관적으로 TV를 보거나, 담배를 끊지 못하거나 인터넷 중독에 걸린 것처럼 우리는 인스턴트 같은 도파민을 얻으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한 편으로는 마약과도 같은 것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런 쾌락이 우리에게 존재하는 이유는 이런 것들이 우리 유전자를 널리 퍼뜨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행복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지금 당장의 도파민을 행복이라고 여기지 않는 것이 그 시작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조금 더 앞에 있는 행복에 도달했을 때의 도파민은 클릭 한 번으로 얻을 수 있는 도파민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것이다.

 

 

Kluge 6: 심리적 붕괴 - 마음이 언제나 정상 작동하리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나는 천체의 운동을 계산할 수는 있어도 사람들의 광기를 계산하지는 못한다." - 아이작 뉴턴(Isaac Newton) 경 -

"만약 마음이 클루지라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우리의 마음은 시시때때로 변할 수 있다. 마음 먹기에 달렸을 수도 있고, 주변 환경 등에 의해서도 쉽게 바뀔 수 있는 것이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언제나 서투른 것 같다. 때로는 썩 괜찮기도 하지만 말이다. 책을 읽으면서 우리는 유전의 관성에 의해서 이어져 왔다고 설명한다. 전원을 꺼버리고, 새로 설계를 하게 되면 그 시점에서의 최적화를 할 수 있겠지만 인간이란 존재는 그럴 수 없다. 하지만 마음은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마음은 우리가 얼마든지 자신에게 맞게 최적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매년, 매달, 매일, 매시간마다 말이다.

 

 

epliogeu: 13가지 제안 - 우리들의 세계를 현명하게 만드는 법

1. 대안이 되는 가설들을 되도록 함께 고려하라

2. 문제의 틀을 다시 짜고 질문을 재구성하라

3. 상관관계가 곧 인과관계가 아님을 명심하라

4. 여러분이 가진 표본의 크기를 결코 잊지 말라

5. 자신의 충동을 미리 예상하고 앞서 결정하라

6. 막연한 목표만 정하지 말고 조건 계획을 세워라

7. 피로하거나 마음이 산란할 때는 중요한 결정을 내리지 말라

8. 언제나 이익과 비용을 비교 평가하라

9. 누군가가 여러분의 결정을 지켜보고 있다고 상상하라

10. 자신에게 거리를 두어라

11. 생생한 것, 개인적인 것, 일화적인 것을 경계하라

12. 우물을 파되 한 우물을 파라

13. 합리적으로 되려고 노력하라

 

 

읽고 나서

우리 자신에게 일어난 일들은 크고 작은 행동들의 누적으로 인한 일이고, 그 행동들은 수많은 선택과 결정에 의한 일들일 것입니다. 그 선택과 결정이 의식적일 수도 있지만, 무의식적일 수도 있을 테지만 대게 무의식적인 선택이 훨씬 더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클루지'의 정의처럼 우리는 완벽하지 않은 자아를 갖고 있기 때문에 더더욱 우리 자신을 살펴봐야 되는 것 같습니다. '너 자신을 알라'라는 말은 과거에도 좋은 말이었겠지만, 지금 현대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너무 좋은 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 알지는 못하더라도 항상 자신을 돌아보고, 생각하고, 고민해 보면서 그래도 미래의 내가 돌아봤을 때, 썩 괜찮은 결정이었다고 할 수 있도록 노력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방법을 모를 땐, 개리 마커스의 13가지 제안을 다시 살펴보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네요.

 

 

 

 
클루지
23살에 MIT에서 뇌와 인지과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30살의 나이에 종신 교수가 된 스타 학자 개리 마커스 교수가 인간 진화의 장대한 시간을 꿰뚫는 역사적인 통찰을 통해, 근본적으로 새로운 방식으로 인간의 마음을 조망하는 『클루지』. 생각하는 사람으로 잘 살기 위한 소중한 단서, 불완전하지만 고귀한 마음을 최대한 활용하는 독특한 기회를 제공하는 책이다. 저자는 인간의 마음이 세련되게 설계된 기관이라기보다 클루지(kluge), 곧 서툴게 짜 맞춰진 기구라고 주장한다. 생존 때문에 최선의 선택을 방해받는 진화의 법칙, 즉 진화의 관성 때문에 우리들의 마음과 세계는 불완전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기억, 신념, 선택, 결정, 언어, 행복 등 인간의 삶을 구성하는 중요한 정신 영역을 두루 살피며, 우리들의 세계 곳곳에서 현명한 일상을 방해하는 생각의 함정을 파헤친다. 우리의 도덕적 선택은 왜 종종 도덕적이지 않으며, 도덕적 직감은 왜 이토록 허술한지에 대한 통찰을 보여주고, 언어의 비밀을 파헤치며 무엇이 우리의 소통을 방해하는지 밝혀낸다. 이어서 우리 내면의 클루지를 활용해서 어떻게 우리들의 세계를 개선시킬 수 있는지, 생각의 함정에서 생각의 무기를 찾아내는 지혜를 전한다. 경험적 과학적으로 증명된 13가지 제안을 담아 생각의 함정을 피하고 생각의 무기를 가다듬을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저자
개리 마커스
출판
갤리온
출판일
2008.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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