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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과학

[책리뷰]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 - 리사 펠드먼, 뇌를 안다는 것은 나와 인간을 안다는 것 [1/2]

by 책읽는윤기린 2024. 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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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의 만남

뇌과학이라는 것을 알게된 시점은 정확하지 않다. 서점에서 우연히 뇌와 관련된 책을 봤던 것도 같지만, 확실한 기억 중에 하나는 2017년 방영된 알쓸신잡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한 정재승 교수님이 인상적이었다. 굉장히 재미있게 본 프로그램이었다. 이 때 뇌과학에 대한 이야기와 인간의 행동, 생각 등등이 왜 그런지에 대해서 뇌과학적으로 풀어준 이야기가 가장 재미있었다. 그리고 서점에서 뇌와 관련된 책들을 많이 보게 되었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 책이었다. 비교적 얇은 책이였고, 정재승 교수님의 추천사가 있었던 것도 좋았다. 다른 흥미로운 책들도 많았으나 뇌에 대해서는 무지하기에 비교적 진입장벽이 낮아 보이는 이 책을 처음 선택하게 되었다.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 - 리사 펠드먼

1강 뇌는 하나다. 삼위일체의 뇌는 버려라

삼위일체의 뇌는 뇌가 진화적으로 서로 다른 시기에 발달한 세 가지 '층'으로 구성된 것이라고 말한다.

1. 파충류 뇌(Reptilian Brain): 가장 기본적인 생존 기능
2. 변연계 뇌(Limbic Brain): 감정과 기억을 처리하며, 사회적 결합과 감정적 반응에 중요한 역할
3. 신뇌 또는 신피질(Neocortex): 고차원적 사고, 추론, 언어, 의식 등 복잡한 인지 기능 담당

척추동물의 뇌는 같은 순서로 발달하지만 오직 시간이라는 차이가 있다.
대뇌피질의 크기와 이성적 능력이 비례한다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철학자들은 코끼리들일 것이다. 당신의 뇌는 쥐나 도마뱀의 뇌보다 더 진화한 것이 아니라 그저 다르게 진화한 것이다.

삼위일체의 뇌라는 통념이 여전히 인기있는 이유는 인간이 '최고의 종'이라는 스토리가 있기 때문이다.
당신의 뇌는 세 개가 아니라 하나다.

합리적 행동이란 주어진 상황에서 신체예산을 잘 투자하는 것을 뜻한다.

> 인간의 뇌는 다른 척추동물들과 비교해도 새로운 것이 없다고 한다. 그저 세포가 형성되는 시간과 크기의 차이라고 한다. 그렇다고 크기가 크다고 좋은 것이 아닌 이유는 쉽게 말하자면 비율에 있다. 단순히 확대 버전인 것인지 뇌에서 차지하는 대뇌피질의 크기가 큰 것인지 말이다. 코끼리들이 가장 위대한 철학자가 될 수 있다는 말이 재미있으면서도 뇌의 크기에 대한 이해가 한 번에 되는 비유였다. 하지만 같은 종인 경우 뇌가 클수록 지능이 더 좋을 확률이 높다고 한다. 이는 대뇌피질이 더 클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뇌는 신체예산의 균형을 효과적으로 맞추기 위해 예측하는 기관이기도 하다. 단순히 반응하고, 생각하는 기관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신체예산'이라는 개념으로 설명을 들으니 이해가 한결 쉬웠다. 신체예산은 이 책의 강의가 끝날 때까지 계속해서 나오니 천천히 살펴보자.

 

2강 뇌는 '네트워크'다

- 아리스토텔레스는 뇌가 심장을 위한 냉각실이라 믿었다. 
- 중세시대 철학자들은 뇌 안에 인간의 영혼이 거주한다고 주장했다.
- 19세기 골상학에서는 직소퍼즐로 묘사하면서 뇌 조각조각이 자존감, 파괴성, 사랑같은 특성들을 만들어낸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발상들은 모두 믿음에서 비롯된 비유다.
당신의 뇌는 하나의 신경망, 곧 네트워크다. 뇌는 1,280억 개의 신경세포가 하나의 거대하고 유연한 구조로 연결된 네트워크다. 뇌 네트워크(brain network)라는 말은 비유가 아니라 지금까지 최선의 과학 연구에서 비롯된 설명이다.

저자가 신경세포를 설명할 때, 작은 나무처럼 생겼다는 비유를 사용했다. 수상돌기(dendrite)라고 불리는 무성한 가지들이 다른 신경세포들로부터 신호를 받고, 축삭(axon)이라 불리는 줄기는 그 뿌리들을 통해 다른 신경세포에게 신호를 보낸다. 한 세포의 발화(fire)는 뿌리에게 시냅스(synapse)라고 불리는 신경세포 간의 틈새로 화학물질을 방출하게 해서 시냅스를 건너가 다른 신경세포 윗부분에 달라붙는다. 그러면 그 신경세포도 발화하면서 정보를 전달한다. 이 배치 전체를 뇌의 배선(wiring)이라고 정의한다.

> 네트워크 조직의 이점은 '복잡성(complexity)'에 있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엄청난 수의 각기 다른 신경 패턴들을 스스로 구성해내는 것이 뇌의 능력이다. 이러한 뇌의 능력이 인간이 다양한 환경에서 신체예산 요구에 빨리 적응할 수 있는 이유라고 한다. 1,280억 개의 신경세포가 이루는 네트워크의 계산량은 계산할 수가 없을 정도로 많다. 좋아하는 영화 중 마블의 엔드게임을 보면 닥터 스트레인져가 미래의 상황을 예측해보는 데 수백만 가지의 경우의 수를 생각하고 하나의 해결방법을 찾는다. 우리의 뇌는 살아있는 동안 내내 이러한 예측을 연속적으로 수없이 반복하고 있을 생각을 하니까 새삼 대단하다고 느껴진다.

 

3강 어린 뇌는 스스로 세계와 연결한다.

많은 동물들과 달리 인간은 뇌에 만들어진 것이 별로 없는 상태에서 태어나 약 25년에 걸쳐 주요 배선이 마무리되고 나서야 온전한 구조와 기능을 가진 성인의 뇌가 된다.

태어난 뒤 몇 달에서 몇 년에 걸쳐 외부에서 온 배선 지침에 따라 미완성 배선이 어떻게 완성되는지 보여주는 예

1. 신체예산 운영 방법

- 양육자는 배고프면 밥을 먹고, 피곤하면 잠을 자는 등의 물리적 환경을 만들어준다.
- 양육자의 도움없이도 잠을 자는 것과 같이 해주지 않은 일로도 배선이 된다.
- 걷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스스로 학습할 기회를 줄 때 자신의 신체예산을 더 잘 관리한다.

2. 주의를 기울이는 법을 배우는 방식

- 성인의 뇌는 어둠 속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는 것처럼 한 가지에 집중하는 일이 쉽지만, 아이들은 무엇이 중요한지를 모르기 때문에 손정등을 비추듯 모든 것을 받아들인다.
- 이는 '관심공유(sharing attention)'라고 부르는 관심을 돌리기 위한 행동을 통해 자기 환경을 구성해나가며 배운다.
- 이런 환경을 '적소(niche)'라고 부르며, 모든 동물들에게 적소가 있지만 성인인간이 아마 가장 클 것이다.

3. 감각이 발달하는 방식

- 자주 듣는 소리를 적소의 일부로 여기며 어쩌다 듣는 소리는 가지치기를 한다. 
- 이것이 어른보다 아이들이 언어를 더 쉽게 배우는 이유 중 하나다.

아기가 자라 성인이 되면 말과 행동을 통해 자신의 문화를 다음 세대로 전달하면서 다시 연결되는 것을 '문화유전(cultural inheritance)'이라고 한다.

> 동물들도 새끼들에게 생존방법을 가르치는 것처럼 인간들도 아이들에게 생존방법을 가르친다. 인간들의 생존방법은 굉장히 복잡하기 때문에 배워야 될 것들도 굉장히 많고,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빈곤 속에서 자란 아이들의 뇌는 신체예산을 효과적으로 관리하지 못한다고 한다. 책에서도 언급되지만, 소위 말하는 명문대 혹은 학위가 높은 사람들을 추적하면 다수 인원이 부유한 가정에서 자랐다고 한다.  부유하지 못한 집에서 자란 아이들은 결핍이라는 환경에 놓일 확률이 굉장히 높다. 자본주의는 적절한 시스템 같아 보이면서도 사회의 맹점을 많이 만들어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다시 한 번 들었다. 적어도 아이가 성인이 되기까지는 사회 전체가 나서서 아이들에게 최대한 공평한 기회를 줄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어쩌면 우리 모두를 위한 방법 중 가장 확실한 방법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읽고 나서

이 책은 7과 1/2 강의라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정재승 교수님의 추천사에 따르면 아홉 번의 강의라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공부하듯이 읽게 되는 부분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후기를 적으면서도 본문에 나온 내용들을 상대적으로 많이 인용하게 되었네요. 사실 책 전체를 적어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내용 하나하나가 다 너무 알찼는데, 그 중에서도 정말 중요하다 생각되는 부분만 추려봤습니다. 단순히 뇌에 대한 강의라고 볼 수도 있지만, 여러가지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특히 3강 어린 뇌를 이야기 할 때는 말이죠. 여러분들도 기회가 된다면 꼭 한 번 읽어보시기를 추천 드립니다.

후기는 두 번에 나눠서 작성하고자 합니다. 나머지 후기도 이어서 작성할테니 이어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책리뷰]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 - 리사 펠드먼, 뇌를 안다는 것은 나와 인간을 안다는 것 [2/2]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
왜 뇌는 당신의 뇌처럼 진화했을까? 누가 봐도 확실한 답은 ‘생각하기 위해서’다. 우리는 흔히 뇌가 일종의 ‘상향 진보’ 방식으로 진화했다고 추정한다. 말하자면 하등동물에서 고등동물로 진화해서 피라미드 맨 꼭대기에는 어떤 동물들보다도 더 정교하게 설계된 ‘생각하는 뇌’인 인간의 뇌가 있다는 식으로 가정한다. 결국 생각하는 것이 인간이 가진 최고의 힘이니 말이다. 그렇지 않나? 하지만 이 명백한 답은 틀린 것으로 드러났다. 사실 우리 뇌가 생각하기 위해 진화했다는 발상은 인간 본성에 대한 엄청난 오해들의 근원이 되어왔다. 그 소중한 믿음을 내려놓았다면, 당신은 뇌를 이해하는 길에 첫발을 내디딘 셈이다. 우리 뇌가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뇌의 가장 중요한 임무가 무엇인지, 궁극적으로 우리가 정말로 어떤 종류의 생명체인지 이해하는 데 한 걸음 다가간 것이다. _‘1/2강. 뇌는 생각하기 위해 있는 게 아니다’ 중에서
저자
리사 팰트먼 배럿
출판
더퀘스트
출판일
2021.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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